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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머컬처

꿈이 현실이 되는 영화, 몰리와 존 체스터의 위대한 작은 농장

by 지반티카 2023. 6. 19.

6월 13일 영화 <위대한 작은 농장> 시사회에 다녀왔다.

 

메가박스 아트나인에서 열린 시사회. 마르쉐에서 시사회 티켓 당첨!

 

찾아보니 2018년에 개봉한 이 영화는, 존 체스터와 몰리 체스터가 도시에 살다가 만난 반려견 토드를 데리고 농장을 시작하며 기록한 8년간의 이야기이다. 야생동물을 촬영하던 감독이었던 존 체스터가 영화를 만들었다. 

 

위대한 작은 농장 영화 포스터. 포스팅이 늦어져 개봉한지 이제 며칠 되었다!

 

캘리포니아의 도시에 있는 작은 집에서 살다가 유기견을 만나게 되는데, 개를 키울 수는 없는 환경이었다.

강아지랑 같이 살 수 있는 좋은 환경으로 이주하고 싶었으나 방법이 없었다. 그러나 몰리가 오랫동안 꿈꾸던 자연 농법으로 하는 농장에서라면 그것이 가능할 것 같았다. 주변인들에게 사업 아이디어를 알리고, 투자를 받아 버려진 땅을 구하게 되었다.

그리고 전통적인 자연 농법으로 하나의 마법적인 생태계가 탄생하게 된다. 8년에 걸쳐서!

 

물론, 8년 동안 편하게 기다려 그런 생태계를 만나게 된 건 아니었다. 무언가를 하면 새로운 문제가 생기고, 해결하면 또 새로운 문제가 

생기며 공부에 공부를 거듭하고 다양한 해결 방안을 찾아내야 했다. 그 과정에, 작년 퍼머컬처를 공부하며 배웠던 많은 내용들이 그대로 들어있었다. 기대도 하지 않았던 복습을 하게 되어 아주 아주 좋았다. 

 

영화를 보면서 복습할 수 있었던 부분들을 공유하면,

 

1. 퍼머컬처의 12가지 원칙 중 1번, 관찰하고 상호작용하라 (Observe and Interact)

 

얼마나 중요하면 12가지 중에서도 첫 번째로 나올까? 존은 해결 방법을 모르는 새로운 문제에 직면할 때마다 먼저 관찰을 했다.

이 원칙을 알고 그렇게 한 건 아니었던 것 같고, 반려견 토드를 보면서 영감을 얻고 그렇게 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였다.

(우리나라에선 영화가 이제 막 개봉을 했으니 내용을 다 말해도 되나 싶은데, 퍼머컬처 사례 이외의 구체적인 내용을 언급하는 것은

되도록이면 삼가도록 하겠다.)

 

사람이 마음이 급하면 무작정 행동을 먼저 하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밭에서는 특히 그렇게 하면 정말 고생을 하게 된다.

그렇지만 관찰을 해보면 분명히, 그 안에 해결 방법이 있다는 것! 

아주 간단해 보이면서도 심오한 원칙이다. 그런데 지키면, 정말 많은 혜택을 얻을 수 있다. 존은 1번의 원칙을 지킴으로 퍼머컬처의 마지막  원칙인 12번 창의적으로 활용하고 변화에 대응하라 (Creatively use and respond to change)도 지켰다. 어떻게 지켰는지는 영화를 보면서 직접 찾아보시길!

출처: permacultureprinciples.com

 

2. 피복작물 (cover crops)을 꼭 심어라!

 

작은 농장의 위대함은 - 영화를 보면 정말 작은지 잘 모르겠지만 - 강우가 쏟아졌을 때 드러났다. 

뿌리를 내리고 흙을 붙잡고 있는 피복작물 덕분에 흙이 빗물에 쓸려내려가지 않은 것이다. 

피복작물의 중요성은 2년 전 강원도 영월의 밭멍에 처음 갔을 때 배웠던 부분이다. 휑한 부분 없이 푸른 나뭇잎밭을 보고 정말 예쁘고 신박하다 생각했었다. 

그때는 밭멍도 갓 2년 차에 접어드는 해였던 걸로 기억한다. 3년 차가 되던 작년 여름에 비가 아주 많이 왔었는데, 그때 피복작물 덕분에 

피해가 별로 없고 오히려 더 영양분 가득한 토양을 얻었다고 이야기를 들었었다. 

 

클로버는 훌륭한 피복 작물 중 하나이다. (사진출처:pixabay.com)

 

여기서 잠깐! 피복작물이란?

피복작물은 농업에서 사용되는 주 작물이 아닌 보조적인 목적으로 재배되는 작물이다. 땅을 보호하고 흙의 질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 피복작물은 다양한 형태로 재배되고, 그 이점은 아래와 같다.

1. 토양 보호: 피복작물은 흙 표면을 덮어 토양의 침식과 유실을 방지하고 토양 중의 영양분을 보호한다. 땅 속에 비료와 물을 보존하고, 작물들이 더 잘 자라도록 한다.

2. 잡초 억제: 피복작물은 농작물 주변에 빠르게 자라면서 농작물의 생장을 저해하는 잡초의 생장을 억제한다.

3. 영양분 공급: 다양한 피복작물은 땅에 영양분을 추가로 공급한다. 일부 피복작물은 뿌리 구조를 통해 토양 깊은 곳의 영양분을 가져와 농작물에게 공급하며, 이는 비료 사용을 줄일 수 있는 장점을 제공한다. 비료 사용을 줄이도록 한다는 이 부분이 정말 중요한데, 사실 처음 씨앗을 심을 때 아주 소량의 비료가 들어간 흙을 사용하고 그 이후로는 비료가 필요치 않다. 

4. 생태계 유지: 피복작물은 땅 속 유기물 분해를 촉진하고 토양 생물 다양성을 유지하는데 도움을 주어 생태계의 건강과 균형을 유지한다.

 

3. 과일 나무를 심을 땐 다양한 종을 섞어서 심는다!

 

물론 이건, 농장이 그렇게 할 수 있을 만큼 클 때의 이야기다. 미국에서 하는 농장들 규모가 대체 어떻게 되는지 찾아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우리나라에서 한 농가가 쌀농사 짓는데 4만 평 정도는 있어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것을 기준으로 보면 200 에이커는 결코 작지가 않다.

평으로 환산하면 24만 평 정도라고 나오니 말이다. 영화에선 75종 정도 섞어서 심었다고 하는데, 우리나라에선 그 정도까지 다양히 심지는 않아도 될 것이다. 영화를 보면서 '한 그루씩 75그루 심으면 끝날지도...?'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사람들은 이 부분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했을까? 퍼머컬처나 자연농법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이 하는 생각이 예상이 되고, 대부분 비슷할 것 같으면서도 궁금해진다.

 

4. 식재를 할 때는 곡선을 활용하라!

 

존과 몰리의 자연 농법 멘토였던 앨런은 곡선을 활용하도록 조언했다. 존은 그에게 그렇게 하는 이유가 있는지 물었었고, 앨런은 그렇다고 하면서 아름답기도 하지 않냐는 말을 했다고 한다. 퍼머컬처 디자인에서도 다양한 곡선을 활용한다. 다 자연이 만들어낸 패턴으로부터 아이디어를 얻은 것이다.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자연의 순리대로 밭도 디자인하면 아주 아름답고 무해하게 식물을 키우고 그 결실을 얻을 수 있다. 

 

영화를 보며 재미있게 배운 자연 농법의 TIP  

 

영화를 보며 재미있게 배운 부분은 생태계의 먹이 사슬에서 천적 관계에 있는 동물들을 활용해 농약을 쓰지 않고도 해충을 쫓는 방법의 일부였다. 존이 관찰을 통해 해결 방법을 찾은 부분이 바로 이 부분이다. 

 

스포일러(?) 주의보 (다큐멘터리에서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는지 머릿속에서 정리가 잘 안 되지만)

 

 

 

 

 

 

 

 

 

1. 달팽이는 오리의 먹이!

 

과일나무들에 붙어 생장을 방해하는 달팽이들은 나무 주변으로 오리를 풀어놓으면 쉽게 물리칠 수 있다. 

 

이렇게 보면 귀여운 달팽이지만, 수십마리 수백마리가 나무에 붙어있다면?! (사진출처:pixabay.com)

 

2. 구더기는 닭의 모이! 

 

나무, 나뭇잎 여기저기에 파리가 알을 낳고 가서 탄생한 구더기들은 (으으) 닭들에게 주면 된다.

 

알도 낳고 벌레들도 잡아먹는 닭들은 농장에선 효자 같은 아이들이 아닐까. (사진출처:pixabay.com)

 

3. 코요테는 뒤쥐도 좋아한다!

 

코요테는 닭을 잡아먹어 달걀을 팔아 수익을 창출하는 농장에 피해를 주기도 한다. 하지만, 뒤쥐를 사냥하게 두면 뒤쥐들을 물리칠 수 있다. 

 

코요테가 농장에 피해를 끼치는 존재가 되게 하느냐 아니냐도 대처하기 나름이다. (사진출처:pixabay.com)

 

책을 보며 외우지 않아도 머릿속에 쏙쏙 들어와서 좋았다. 과학을 좋아해서 <가이아의 정원>도 틈틈이 흥미롭게 보고 있지만, 때로는 영상을 보면서 알게 되는 지식들이 기억에 남아 적어둔 것들이 더 도움이 될 때도 있다. 지금 당장 알아놔봐야, 활용할 데는 없지만... 특히 3번 같은 경우 코요테보다는 멧돼지나 고라니를 만나게 될 가능성이 큰 우리 나라니까 말이다. 퍼머컬처 교육을 하게 되면 예로 들면서 얘기하기 좋겠지 싶다. 

 

아름다운 자연과 사랑스러운 동물들이 많이 나와서, 눈이 편안해지고 즐거워졌다. 사람과 사람뿐만 아니라 사람과 식물, 동물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는 감동적인 부분들도 좋았다. 그리고 퍼머컬처 교육을 받을 때 늘 선생님들이 강조하셨던, 흙을 건강하게 되살리는 것이 얼마나 값진 일이고 어떤 마법적인 변화를 가져다주는지 또 한 번 되새기게 되었다.

 

해야 하는 일과 하고 싶은 일이 참 많지만, 흙을 건강히 되살리는 일은 정말이지 인류 모두가 매달려서 해도 아깝지 않은 일이다. 지구를 위하는 것도 있지만, 인류가 살아갈 터전은 역시 발을 딛고 선 땅이기 때문에. 흙으로부터 와서 흙으로 돌아가는 생이면서, 돌아갈 때는 살면서 가졌던 모든 것을 놓고 빈손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흙은 우리의 집이다. 

 

우리는 결국 땅으로 돌아간다. (사진출처:pixabay.com)

 

이렇게 크지 않더라도, 꼭 나의 위대한 작은 텃밭을 가지게 되고 가꾸는 날이 오면 좋겠다. 집을 나서면 밭이 있고, 끼니때마다 바로바로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가져다 맛있는 한 끼를 먹는! 생각만 해도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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